구채구 (九寨溝 주자이꺼우)
중국의 유명 자연관광지에는 의례히 그곳 경치를 칭찬하는 말귀가 하나씩 있다.
예를 들면 “만리장성을 올라가지 않으면 남자가 아니다.“ 라는 등등의 말이다.
구채구에도 이런 말이 있으니 '황산을 보고 나면 다른 산을 보지 않고, 구채구의 물을 보고나면 다른 물을 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이곳의 물은 비취처럼 영롱하고 아름다운 색을 띄우고 있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가 구채구를 대표하는 물의 경치를 보러오는 것이다.
3년전 이맘때 나는 속는 줄을 알면서도 구채구를 찾았다.
그것도 중국 단체 여행단에 끼어서 갔다.
북경에서 떠나는 사람은 5명인데 4명이 직장에서 퇴직한 여자들이고 내가 유일한 남자이며 외국인이다.
그들은 내가 외국인 이라는 것에 신기함을 느끼나보다. 더구나 외국인이 중국어를 하고 있으니 우리가 외국인이 한국말을 하면 신기한 것 같이 그리고는 관심이 많은 편이다.
북경공항에서 성도에 도착하니 또 다른 관광회사에서 온 사람들과 같은 일행이 되어서 같은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우리는 여행비를 많이 냈기 때문에 3성급 호텔이고 나머지 사람들은 2성급 호텔이기 때문에 갈 때마다 그들과 묵는 호텔이 다르다.
첫날은 나 혼자서 방 하나를 쓰기 때문에 방값 차이인 80위안을 더 내야 한다고 한다.
둘이 쓰면 80위안을 더 받을 수 있는데 나 혼자 쓰기 때문이라고 한다. 계약상 그렇게 되어있다고 하니 별수 없이 돈을 더 내고 혼자서 방 하나를 차지하였다.
성도에서 첫날은 저녁을 주지 않는다고 해서 같이 북경에서 온 일행과 거리에 나와서 음식점을 들렸다.
나는 고추장을 가지고 갔기 때문에 양저우차오판(볶음밥)과 위샹러우스(돼지고기를 잘게 썰어서 좀 맵게 볶은 요리)를 먹었다. 모두 합해서 15위안(3천원)이다.
내일 일찍 출발한다고 해서 일찌감치 잠을 청했다.
새벽 6시 기상. 6시30분 아침, 7시 출발.
식당으로 내려가니 아침이라고 주는 것은 멘빠오(속이 하나도 없는 그냥 밀가루 빵) 몇 개와 삶은 계란 한 개, 그리고 쌀죽 한 그릇과 반찬이라고는 쎈차이(무를 절인 것)가 전부이다.
오늘 하루를 잘 버티려면 그래도 그것이라도 먹어야 한다. 나는 가는 동안 버스 안에서 한국에서 가지고간 과자 등으로 나머지 배를 채웠다.
아침부터 떠나기 시작한 버스는 목적지인 구채구까지는 400km이며 10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성도에서 구채구까지 가는 방법은 비행기와 버스가 있는데 버스는 10시간이 걸리고 비행기는 45분이 걸린다. 물론 돈이 비싼 것은 틀림이 없는데 버스로 가면 지루한 반면 가는 도중의 경치를 감상할 수 가있다.
버스는 가는 도중에 민강(岷江)협곡을 끼고서 줄곧 달린다.
민강협곡은 말 그대로 계곡인데 이곳에서는 흐르는 강물 줄기를 군데군데 막아서 물줄기가 운반해온 토사를 수집하여 채취하고 있다.
그리고는 그 모래를 내다 파는 것이 이곳 사람들의 생활방식이기도 하다.
민강협곡(이번에 지진으로 폐허가 된 곳)
구채구 가는길의 공중변소.여자 화장실도 똑같다.
(그래도 1위안씩 돈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