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를 못 따라가는 소프트웨어
중국을 여행하고 또 중국에서 살다보면 제일 먼저 느끼는 것이 하나있다.
그것은 외형상으로는 눈부시게 발전을 하고 있고 갈 때마다 어제가 옛날 같이 변하는데 하나도 변하지 않는 것은 그들의 “정신상태”라는 것이다.
지금 중국은 전 세계 매스컴이 보도하는 것과 같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발전이라고 하기보다는 그저 “변하고 있다”고 해야 옳다.
왜냐하면 발전이라고 하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 함께 이를 운영하는 국민들의 정신상태까지도 바뀌어져야 하는데 중국은 이런 내면은 바뀌지 않고 겉모양만 바뀌니 발전이라고 하기에는 거리가 좀 멀다.
아직도 그들은 공무원들을 비롯하여 공공기관에 있는 사람들은 철 밥그릇을 꽉 부등켜 안고 놓지를 않고 있고 또 그 범주에 드는 사람들은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하여 아직도 비리가 판을 치고 있다.
그래서 얼마 전 세계 부패국의 순위에서도 우리나라보다도 높은 것이다.
그런데 더욱 중요한 것은 변해가는 중국의 현실을 중국인들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하드웨어는 최상급으로 설치하였는데 이것을 움직일 수 있는 국민들인 소프트웨어는 아직도 초기수준인 것이다.
아무리 좋은 건물에 아무리 좋은 시설을 해도 그것을 사용하는 시민들은 그것을 자기의 것같이 마음대로 체면이고 뭐고 없이 남의 눈치도 볼 필요도 없이 행동을 하는 것이다.
공공장소에서의 무질서, 도로의 무질서 등등 도무지 어디하나 질서가 제대로 잡힌 곳이 없다.
북경 제일의 대로 창안지에(우리의 세종로쯤)는 수많은 공안들이 지키고 있어서 그런지 지금은 많이 정리가 되었지만 거기서 불과 몇 발자국 만 떨어진 곳에서는 각종 쓰레기와 오물이 나딩굴고 있다.
거리를 걷는 시민들은 신호등은 왜 비싸게 달아 놓았는지 무색할 정도로 자기 마음대로 횡단하고 大路를 활보한다.
자전거는 물론 자동차까지 서로 엉클어져서 좁은 곳에서 길이 막히면 몇 시간씩을 꼼짝 않고 그냥 저절로 해결 될 때까지 기다린다.
여름이면 거리는 온통 웃통을 벗어 던지고 다니는 사람들 때문에 거리가 해수욕장을 방불케 한다. 얼마 전부터 이런 꼴불견을 없애기 위하여 북경의 한 신문사에서 웃통을 벗고 다니는 사람들을 신문에 실어서 창피를 주고 하면서부터 조금씩은 줄어들었다고는 한다.
이런 모습은 외국인들에게는 하나의 볼거리? 인지도 모르지만 오래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꼴불견이다.
여름날 저녁에 공원에라도 나갈라치면 공원 내에는 온통 벌거벗은 사람들이 판을 친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그것이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 것이다.
또 공무원이나 국영기업체들은 모든 것이 자기들 마음대로이다. 고객인 국민들의 생각은 안중에도 없다.자기들 편한대로 문을 열고, 닫고 자기들 편한대로 일을 처리한다.
어떤 기준은 있으나 그것이 꼭 그렇게 지켜진다는 보장은 없다.
외국인들은 중국에 가서 흔히들 꽌시(關係)를 잘 해야 된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담당자와 관계를 잘 가져야 유리하게 모든 일을 성사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어느 나라에도 부정이 있고 또 부패가 있고 그것이 로비라는 이름아래 공공연히 행해지고 있지만 중국은 중국을 움직이고 있는 모든 국민들이 이런 행동을 하고 있다.
요즈음 한창 황금에 눈이 어두워서 돈이 되는 일에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달려든다.
국가 전체를 볼 때는 경제속도가 엄청나게 바뀌고 외국의 자본들이 물밀 듯이 들어와서 국가의 위상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변하지 않는 중국인들의 고루한 사고방식과 변하지 않고 있는 정신상태 때문에 비싸게 들여온 하드웨어는 그것을 다루어야하는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작동되지를 않아서 그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헛돌고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기네들의 잣대로 생각을 하고 중국에 들어가서 사업을 하다가 실패를 하는지도 모른다.
비록 지금은 값싼 노동력 때문에 그리고 값싼 시설비 때문에 들어가지만 돈맛을 안 그들이 언제 우리에게 화살을 거꾸로 돌릴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지금 중국이 얼마 안가서 일본을 따라잡고 미국을 능가 한다고 하는데 내가보기에는 국민정신이 변하지 않는한 어림도 없는 일이다.
돈이 많아서부자라고 큰소리 치는 중국 사람치고 제대로 인간이 된사람이 되려면 아직도 요원한 일이 아닌가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