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지에(春節)와 홍빠오(紅包), 그리고 폭죽
춘절은 우리나라의 음력설을 말하는데 중국에서는 이날 공식적으로는 3일 휴가이지만 양쪽 일요일과 앞에 주말을 일을 하고 다음에 몰아서 쉬는 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춘절휴가는 최소한 일주일에서 9일이 기본이다.
해마다 중국각 시와 성 정부에서는 휴일을 정해주는데 북경은 금년에는 9일을 쉰다고 한다.
그리고 고향이 먼 곳에 있는 민공(民工-도시에 와서 일을 하는 농촌 사람들)들에게는 기차로 3-4일 걸리는 곳에 고향이 있어서 보름, 심지어는 한 달간 휴가를 하는 사람도 있다.
그것이 금년에는 중. 남부 지방의 폭설로 고향가는 기차가 불통이 되자 민공들이 많이 있는 광저우지방에는 난리가나고 급기야는 정부에서 직접 사태진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런 민족 대 명절에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홍빠오“와 폭죽이다.
홍빠오는 우리나라로 치면 세뱃돈이라는 개념인데 이 홍빠오란 세뱃돈이나 결혼 축의금을 줄때 붉은색 주머니나 봉투에 넣어 준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것인데 요즈음은 먹고 살기가 넉넉해지고 물가가 비싸져서 그 단위가 점점 커져 어린이들에게 최소 100위안이고 몇 천 원씩 주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어린이들에게는 춘절이 말 그대로 대목이나 다름이 없다.
우리나라 어린이들도 설날이 되면 온 동네 돌아 다니면서 세뱃돈 받는 재미로 세배를 하고 다니는 것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 특히 중국은 한 자녀 갖기 운동으로 인하여 각 가정에 한 자녀밖에 없기 때문에 어린이들은 그날이 말 그대로 축제의 날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홍빠오가 어린이들에게 그치지 않고 이를 빙자하여 관련 기관과 상사 등 평소에 잘 보여야 할 사람들에게 뇌물로 쓰인다는 것이다.
어린이들이 몇 백 원으로 끝나는 반면 이 뇌물성이 있는 홍빠오는 수 십 만원에 이르는- 말 그대로 대가성 있는 뇌물로 번지기 때문에 중국정부에서 이를 척결하느라고 혈안이 되어있는데 잡는 놈이 있는가 하면 뇌물 주는 방법도 점점 발달하여 주는 놈의 입장에서는 이때 안주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각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로 대가성을 따지기에는 애매한 면이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올 위험에 대비하기 위하여 보험으로 생각하고 주기 때문에 당장의 대가성을 논할 수 없어서 처벌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어린들을 위한 홍빠오가 이제는 어른들을 위한 뇌물성 홍빠오로 변하는 것은 막을 수가 없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설날(春節-춘지에)이 되면 온 동네에서 폭죽소리가 요란하다.
폭죽을 터뜨리기 위하여 한 번에 수 십 만원 씩 소비하기도 하는데 북경, 상해 등 중요 도시의 시내에서는 화재 등으로 폭죽 터뜨리는 것을 금지하였는데 그래도 도심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는 아직도 폭주놀이가 한창이다.
그러면 중국에서는 왜 설날에 폭죽을 터뜨리는가?
전설에 따르면 옛날 깊은 바다물속에 '년'이라고 부르는 흉악하고 괴이한 짐승이 있었다고 한다.
해마다 섣달 그믐날 저녁이면 '년'은 물에서 나와 마을을 덮쳐 사람과 가축을 해쳤다고 한다.
그러던 중 어느 농가에서 밖에 붉은색 빨래를 널어놓은걸 보고 년이라는 괴물이 질겁해서 다른 집에 갔는데 그 집 창문에 비친 등불 빛을 보고 또 혼비백산하여 도망을 쳤다.
그 후 사람들은 '년'이란 짐승은 붉은색과 불빛 그리고 소리를 무서워한다는 것을 알고 '년'이 출몰하는 섣달 그믐날 저녁이면 문에 붉은 주련을 붙이고 폭죽을 터뜨리고 등롱을 내걸고 마당에서 땔나무를 태우고 식칼로 고기를 탕탕 치고 채소를 썰어 소리를 내는 것으로 '년'을 쫓았다고 한다. '년'을 쫓기 위한 이런 방어행위가 오늘날까지 이어지면서 설을 쇠는 일종 풍속으로 굳어진 것이라고 한다.
이번주 7일부터 다음 주 내내 중국은 춘절 장기휴가에 들어간다.
설날 중국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빈 거리만 보고 올수도 있다.